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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2015. 8. 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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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2015)

Inside Out 
8.4
감독
피트 닥터
출연
에이미 포엘러, 필리스 스미스, 리처드 카인드, 빌 하더, 루이스 블랙
정보
애니메이션 | 미국 | 102 분 | 2015-07-09
글쓴이 평점  


방학을 맞이하여 애들을 데리고 근처 영화관으로 향했다. 평일 낮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방학 때문인지 아니면 쩌 죽을거 같은 여름 날씨 때문인지 극장에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영화가 시작되기전 불길한 상황이 연출됐다. 예고편이나 광고를 전혀 틀지 않았다. 그랬다. 방송사고였다. 스텝들의 바빠진 발걸음을 보다보니 같이 긴장됐다. "이러다 영화 상영을 안하면 어쩌지?" "그래서 다른 관으로 옮겨야 하나?" "환불받고 다음 영화 기다려야하나?" 온갖 망상에 빠져 있을 때 쯤 한 남자직원의 목소리가 뒤에서부터 들려왔다. 


"잠시 후 본 영화가 시작됩니다. 앉아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모두들 착석했고 웅성거리는 소리도 줄어들었다. 때마침 영화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던 영화가 아니었다. 뭔가 잘 못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애니메이션이 나왔다. 화산이 나오고 세레나데를 하고... 순간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는 게 있었다. '아 요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초반부엔 짧게 제작된 다른 감독의 영상을 틀어주었지!' 옆에서 첫째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우리가 보려던 영화가 아니죠?"

"기다려봐, 곧 본 영화할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서 빨리 본영화가 시작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짧게 진행되는 앞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를 떠나 방송사고로 부터 시작된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그런 마음을 들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약 5분 넘게 화산 커플의 세레나데가 끝나고 본 영화가 시작되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디즈니 영화가 새로운 걸 시도하고 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쿠키 영상은 다음 영화의 예고나 편집과정에서 정말 어쩔 수 없이 잘라난 장면을 보여준다면 디즈니의 본 영화 앞의 짧은 단편은 또 새로운 맛이 있다. 정확한 정보는 아니겠지만 이 단편은 초보 감독의 시험대 역할을 하고 여기서 가능성을 점처본다고 한다. 위치적으로 본 영화 앞에 둠으로서 간단하고도 쉽게 신인 감독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즈니의 전략은 요망하기 까지 하다. 이번 화산커플편은 <주먹왕 랄프>에 나왔던 클래식한 단편에 비해 별로였고 소재의 선정은 좋았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으로 볼 때 캐릭터가 마음에 들지 않은게 가장 컸다.


본격적으로 본 영화 이야기를 해보자면 우선 소재 선정이 너무 대단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심리를 담당하는 것을 의인화 시켜 거기에 캐릭터를 부여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고 일반적이라면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주인공이여야 할 대상으로 이야기를 전개 하는것이 아니라 앞서 말했던 심리를 담당하는 캐릭터가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것이 신기했다. 어떻게 그렇게해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 그런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 엄지 손가락을 안들수가 없었다. 


이로 인해 기쁨이의 '때 아닌 여행'이 시작되면서 주인공 '레일리'에 대한 감정이입이 시작되었는데 바로 레일리가 혹시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병이라도 걸릴가봐 노심초사하며 영화를 보게 되었다. 우울증이라도 걸리면 어쩌나 싶었지만 설마 애들이 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그런 병을 다루겠어?라는 생각과 한편으론 워낙 최근에 이슈가 되는 병이다 보니 다룰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의 정점이 다다랐을 때 상상속 캐릭터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다가 결국 자신을 포기하고 기쁨이를 올려보내는 장면에선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눈물샘을 자극하더니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경우는 극히 드문데 이번 영화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점과 또 생각치도 못하는 소재,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캐릭터들의 신선한 조합으로 이 영화의 평점은 후하게 주려한다. 2015년에 본 영화를 통틀어서 넘버 5 안에 들어 갈 수 있는 작품이라 감히 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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