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소비'에 대한 단상
삶은 늘 바뀐다. 좋았다가 나빴다가 다시 좋았다가
이렇게 줏대없이 요동치는 나날 속에서 정신줄을 붙잡고 있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생긴 공허함은 늘 무엇으로든 채우고 싶다는 '무기한의 갈증 상태'를 유발한다.
맛있는 걸 먹어도 보고, 멀리 드라이브도 가보곤 하지만
공허함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인터넷 창을 띄워 "뭐 좋은거 하나 사볼까?"란 생각에 붙잡히고 만다.
사실 이런 상태에 쇼핑을 한다는 것이 좋지 않은 행동일지는 모르겠으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딱히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자는 책도 읽고 영화도 보며 추천받은 드라마를 볼 때도 있다.
예전엔 그렇지 않았지만 최근엔 이러한 콘텐츠 소비 활동이 대체적으로 '시간이 아깝다'란 생각으로 귀결된다.
그래서 빠르고 쉽게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쇼핑이 되었다.
통장이 아닌 텅장이지만 알리익스프레스라던가 만원 언저리 정도로 가용범위를 적용한 쇼핑은
크게 무리는 없다. 물론 이것도 빈번하면 안되겠지만.
브라우저를 열고 자주 가는 쇼핑 사이트로 가서 아이쇼핑을 실컷하고
그 중에 정말 "어멋! 이건 사야돼!"라고 말할 수 있는 득템을 발견하면
그때만큼 희열을 느끼는 경우도 잘 없다.
물론 그 물건이 배송오는 날까지의 기다림은 덤이다.
현재는 '현명한 소비'의 시대다. 지구 온난화라던가 경기 침체라던가 등의 이유로
쓸모없는 소비는 하지 않고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소비를 하는 문화가 이미 자리 잡혔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공허를 채우기 위해 소비를 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바보같아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선 나부터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우선 나부터 토닥거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나르시스트는 아니지만 나부터 즐겁고 싶다.
그래야 세상도 즐거워 보일 수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