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서 <신극장판>
사실 TV판 에반게리온을 다보지 못했다.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이나 TV판에서의 스토리 라인은 뭔가 애니메이션 같다는 느낌보다는 드라마에 가깝다는 느낌이어서 일까? 여튼 약간은 지루했던 나머지 결국 다 못보고 포기 했다. 그렇게를 두번인가 시도를 했지만 역시나 두번째도 실패.
그렇게 에반게리온과의 인연이 별로 좋지 못해서인지 극장판이 출시되어도 별 감흥이 없었다. TV판이랑 똑같겠지. 뭐 다를게 있겠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가이낙스의 훌륭한 제작이야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상태라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매력이 충분한 애니메이션이었지만 결국 지루하다 라는 느낌 때문에 극장판은 거들더 보지도 않았다.
얼마전에 고등학교 동창끼리 모이는 계가 열리는날 남루했던 대화 내용중 최근에 본 미드이야기가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마침 그 속에서 에반게리온:파를 본 녀석이 있지 않은가. 평소 그 친구가 애니를 좋아하고 즐겨보던 녀석이었다면 그 이야기를 귀담에 듣지도 않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의 입에서 나온 에반게리온의 이야기는 사뭇 진지하면서도 특이 했다는 느낌이다. 결국은 이 친구와의 대화에서 한번은 꼭 봐야겠다라는 의지를 불태웠다고 할 수 있다.
그 각오가 잊혀 갈 때 쯤 에반게리온:서가 눈에 들어왔고 <신극장판>으로 제작되어 에반게리온:파의 전편이라는 정보를 입수! 그리하여 드디어 상영을 했다. <신극장판>은 총 4부작이며 그중 첫번째가 서, 두번째가 파라고 정보를 얻었다. 역시 파를 보기 위해선 서를 먼저 봐야하는 거다. 별로 내키진 않지만 말이다...
※아래 내용부터는 미리보기 or 스포일러 or 네타성 글이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에반게리온:서는 주로 주인공 이카리 신지군이 처음 네르프라는 비밀조직에 참여하게 되면서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초호기를 타야하는 신지군은 이미 아카리(아빠)에게 버림을 당했고 그 상처로 인해 아빠와는 거리가 있는 상태이지만 초호기는 어느 누구보다도 신지에게 싱크로율이 맞춰져 있는 상태이고 기존에 활약하였던 아야나미 레이는 0호기가 동결상태라 더 이상 크게 활동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초호기가 계속해서 출격해야 하는 상태가 되고 신지는 여러가지 이유로 타고 싶지 않지만 결국 이것은 운명이라 생각해 계속된 출격을 하게된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아서 인지 상당히 여운이 남았고 특히나 주인공 신지의 심리묘사나 레이가 이카리(신지 아빠분)와의 관계의 설정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보는 내내 궁금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물론 중간중간 눈요기꺼리도 좋았고(잇힝~) 개성있는 주연급 케릭터들의 디테일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이제 에반게리온의 4/1을 알게되었으니 아직 완벽하게 누군가에게 감히 에반게리온 얘길 꺼내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에반게리온과의 어려운 첫만남(?) 이렇게 성공적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국내에 출시한 파도 즐겁게 볼 수 있게 되어서 한편으론 서에게 고맙단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