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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게임이 왜 나빠요?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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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을 했다. 대학도 그닥 재미가 없었다. 그 무렵 편입 제도라는 것이 눈에 띄었다. 대학도 전공도 옮기고 싶었다. 게임을 좋아하고 컴퓨터를 좋아했지만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 '컴퓨터공학과'로의 편입은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결심했다. 컴퓨터공학과가 있는 대학으로 편입을 해서 본격적으로 이 길을 걸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 무렵 프로그래밍의 p자도 몰랐다. 하지만 컴퓨터를 좋아하는 나에게 그건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바로 다른 학교 2학년으로 편입을 했다. 꿈꾸던 컴퓨터공학과의 첫 등교, 첫 수업은 잊을 수가 없다. 설렘과 기대와 그리고 수 많은 컴퓨터 속에서 각자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여러 학생을 보면서 비로소 나도 제 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 쓰던 WINDOWS 운영 방식이 아닌 LINUX 운영 방식의 컴퓨터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지 않았다. 또 새로운 문명의 신문물을 만난 듯 기뻤고 즐거웠다. 그렇게 JAVA라는 언어를 배우면서 프로그래밍으로는 초등학교 이후로는 멈춰있는 나의 실력이 못났지만 충분히 다시 예뻐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걔 중에 마음 맞는 친구도 생겼다. 우리는 밤 늦게까지 코딩과 DB에 데이터에 입력하면서 학교에서 밤을 새우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움직임이 컴퓨터와 연관되어있다는 그 사실이 좋았다. 

 

그 무렵 '인터넷 카페'라는 것이 생겼다. 커피 한 잔만 사 마시면 인터넷을 무한대로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몇 군데 없었지만 수소문을 해 찾아갔던 곳이 부산대 정문 앞에 있는 '꿈'이라는 곳이었다. 거의 매일 가다시피해서 출근 도장을 찍을 정도였다. 그곳엔 PC와 인터넷을 관리하는 직원이 한 분 계셨는데 나보다 누나였고 인터넷을 처음 접해보는 나에게 이것저것 많은 걸 가르쳐주었다. 처음으로 e-mail을 만들었고 PC통신에 길들어진 나에게 익스플로러에서 만나는 세계 곳곳의 정보는 자연스럽게 안구 정화의 시간이 되었다. 비록 영어로 된 자료만이 가득했던 시절이지만 수많은 정보가 담긴 그 세상을 클릭 몇번으로 가능한 것이 신기하고 즐거웠다. 제법 능숙하게 다룰 줄 알게 되면서 알바 누나가 나에게도 알바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마침 손님들이 늘어서 알바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렇게 대학을 다니면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알바를 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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