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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게임이 왜 나빠요? #1

by 헉 2023.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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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PC게임을 즐긴 필자는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당시 여러 오락실을 전전하며 당시 시대의 신문물을 누구보다 빠르게 즐기고 있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아주 작은 오락기로 할 수 있는 10원짜리 게임부터 어마어마한 매장 크기로 압도하는 오락실의 게임기까지 다양하게 즐겼다. 당시 하루 용돈이 100원이라 원 없이 마음껏 즐기기란 쉽지 않았지만 이 돈으로 가장 오래 할 수 있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잘하는 플레이어의 뒤에 서서 한없이 지켜보고 머릿속으로 그 플레이어의 플레이를 담고 기억하면서 '나도 저렇게 플레이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하루 용돈을 오락기에 넣는 순간 맛있는 군것질거리는 순식간에 날아갔지만 화면에서 나오는 형형색색의 도트 그래픽에 매료된 채 아깝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애를 썼다. 앞서 본 플레이어의 플레이를 최대한 더듬어가며 이렇게 저렇게 조이스틱을 흔들고 버튼을 탁탁 눌러가며 마치 능숙한 플레이어 마냥 오락기계와 씨름을 했다. 어쩔 땐 몇 분 이상 오래 할 때도 있지만 매번 그렇지 못했고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원하는 목표치만큼 도달하지 못한 채 게임을 끝내곤 했다. 그럴 때마다 아쉽고 분하고 게임을 더 잘하지 못하는 자신이 미웠지만 집중해서 했던 그 한 판의 짜릿함은 또다시 나를 오락실로 오게 만들었다. 마치 밀당을 하는 연인처럼 그 오락실은 내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주지 않았고 그런 묘한 매력에 끌려 나로 하여금 갈구하게 만들었다.

 

게임을 더 하고 싶은 욕망은 여기서 비롯되어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온통 게임 생각뿐이었다. 친구들과의 대화 내용의 8할은 게임 이야기였고 어쩌다 같은 게임을 해본 친구가 있으면 그 게임 얘기로 하루종일 수다를 떨 수 있었다. 그 시절 대한민국의 88올림픽이 열리고 있었고 굴렁쇠를 굴리는 소년보다 게임을 잘하는 소년이 더 부러웠던 시절이었다. 

 

나의 어린시절은 유복했다고 생각한다. 유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부족한 것 없이 살았고 어쩔 땐 원하는 것도 척척 사주시는 부모님 덕에 주변의 친구들로부터 '부자'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 시절 부모님은 전자 대리점을 하고 계셨고 그 동네에서 판매량이 제법 높은 매장이라 매출도 상당했을 것이다. 당시 전자 대리점은 아무나 할 수 없었고 판매점에서 어느 정도 판매량이 나오는 매장에 한하여 대리점 권한을 부여받는 시스템이었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는 부모님 밑에서 나름 편하게 자랐다. 88 올림픽이 끝나는 무렵 부모님의 가게에 PC라는 것이 왔다. 난생처음 보는 기계라 신기하기도 했지만 나의 속은 '저걸로 게임하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올림픽 때 썼던 PC를 대리점마다 몇 개씩 납품받아 헐값에 팔라는 정책으로 인해 부모님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도 모른 채 본사 정책에 의해 가게로 배달된 것이었다. 

 

"아빠, 나 저거 써보고 싶어요."

"너 컴퓨터 쓸 줄 알어?"

"아뇨."

"그럼 못 해. 저거 엄청 비싼 거야. 함부로 다루면 안 돼."

"그럼 컴퓨터 사용하는 거 배우면 해도 돼요?"

"ㅇㅇ 배우면 써도 되지"

"그럼 저 컴퓨터 배울게요. 학원 다니게 해 주세요."

"근처에 컴퓨터 학원이 있어?"

"찾아볼게요."

 

이렇게 컴퓨터 학원을 수소문해서 다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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