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학원은 생각보다 원생이 많았다. 컴퓨터라는 것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무렵이라 학원을 다니는 학생도 적을 것이라 생각했던 나는 첫 수업 때 많은 학생을 보고 오만이었음을 깨달았다. 비슷한 또래로 이루어진 클래스는 BASIC이라는 기초 언어를 배우는 반이었고 컴퓨터를 킬 줄도 모르는 나와는 달리 몇몇 학생들은 익숙하게 컴퓨터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부러우면서도 경쟁심이 유발되었다.
해당 학원은 3개월 주기로 일종의 간단한 코딩 시험을 치는데 그것을 통과하면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그렇게 2년 가까이를 배우면서 최고 높은 반에 들어갈 수 있었고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을 포함해 BASIC언어도 어느 정도 쓸 줄 알게 되어있었다. 그 무렵 중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면서 컴퓨터보다는 학교 학습과 관련한 학원을 다녀야 했으므로 자연스럽게 컴퓨터 학원과는 이별을 하게 되었다.
당연히 가게에 있는 컴퓨터는 완전 내 것인 양 마음껏 쓸 수 있게 되었고 매번 가게에서 컴퓨터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보기 싫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비싼 컴퓨터가 내방 책상 위에 올라가게 되었다. 학교를 마치고 나면 컴퓨터를 처음 보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자랑반 설명반으로 나만의 컴퓨터를 소개해줬고 몇 가지 게임을 같이 하기도 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이 무렵 나는 컴퓨터와 관련한 더 많은 소통에 목말라 있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PC통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나만의 방법으로 PC통신을 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살았던 동네 근처에는 제법 큰 한국통신(지금의 KT) 건물이 있었는데 그곳 1층 로비에 PC통신 체험관이 있어서 시간이 날 때면 그곳에 가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매일 내집 드나들 듯하던 그때 어느 한 아저씨가 내게 다가와
"이거 할 줄 알어?"
"네. M 누르면 메뉴로 가고 T를 누르면 게시판으로 가고..."
"너 아이디(ID) 있어?"
"아뇨. 그냥 하면 되는데요."
"이건 여기서 서비스로 하는 공용 아이디고 네가 여기에 글을 남기거나 활동을 하려면 아이디가 필요해."
"아~"
"아저씨가 만들어줄까?"
"네!"
그렇게 처음으로 온라인이라는 공간에 나의 첫 족적을 남길 아이디를 만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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