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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 O난감, 제목 해석 및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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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방영하고 있는 '살인자 O난감'은 주인공 이탕이 우발적 살인을 하게 되고 그 살인이 우연의 우연을 거쳐 단순한 살인이 아닌 정의구현이라는 실마리로 풀리는 플롯(plot)을 갖고 있다. 필자는 제목이 왜 '살인자 O난감'이라고 되어 있는지부터 궁금했다. 드라마 속 주요 살인자는 이탕과 송촌 두 인물만이 이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형사역인 '장난감'의 '난감'이 살인자라는 수식어 뒤에 붙어 있고 또 사이에 알 수 없는 의미로 O을 넣어놨다. O는 무엇을 뜻하며 살인자라는 수식어 뒤에 난감은 또 뭐란 말인가? 스포일러가 다소 있으니 아직 드라마를 못봤거나 정주행을 끝낸 분이 아니라면 조심하길 바란다. 시작해보겠다.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본 필자의 주관적인 해석은 이렇다. 살인자 O난감. O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중의적 요소라고 본다.

 

첫째, O은 난감의 성인 '장'을 넣어본다. 그러면 형사역인 장난감은 곧 살인자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 드라마의 끝부분에는 결국 송촌을 죽이고마는 '장난감'이 나온다. 형사라는 직업 윤리에서 벗어나 개인의 복수라는 시선에서 바라보면 송촌을 향해 발사한 총은 결국 살인의 도구인 것이다. 인간이 성장하면거 갖는 직업윤리성보다는 한 인간이 갖는 개인성에 더 초점을 둔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살인자는 장난감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다르게 해석해보면 '살인 자O 난감' 이렇게 띄어 읽어보자. 그렇게 된다면 '살인장난감'이 만들어진다. O이 앞글자의 받침으로 가면 이런식의 풀이도 가능해진다. 즉 장난감이라는 형사도 결국 살인자라는 설정으로 볼 수 있고 '살인'이라는 행위를 위한 장난감 역할이 되는 '이탕'과 '송촌'의 역할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두번째, O에 '대'를 넣어본다. 살인자 '대' 난감. 이렇게 해석하면 살인자와 그를 쫓는 형사의 구도적 측면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이 드라마는 우연이든 필연이든 살인자가 된 이탕과 이를 쫓는 장난감의 대결이라는 전체적 스토리라인이 그려진다. 

 

세번째, O에 '와'를 넣어보자. 얼핏 살인자와 난감은 대조적 관계이자 적대적 관계이다. 하지만 영화의 끝부분에서 장난감 형사와 프로파일러의 대화에서 이탕에 대해 재고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장난감 형사는 이탕에 대한 적개심보다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 결국 송촌과 노빈이라는 두 인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장난감 형사는 이탕에 대한 적개심을 놓아버린다. 언젠가는 너도 잡힐거라는 암시와 더불어 암묵적인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탕의 눈 앞에서 장난감은 송촌을 쏴버렸고 그때의 자신의 모습은 형사가 아닌 한 인간이었기 때문에 살인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만들어진 셈이다. 앞으로 그 둘은 애증의 관계에 놓일 것이다. 그런 관계적인 측면에서 해석해보자면 O에 '와'를 넣어도 괜찮치 않을까 한다.

 

그리고 맹인견 '렉스'는 철저하게 훈련받은 개다. 그러므로 맹인처럼 행동하는 그 여자는 렉스에게 피를 먹어치는 역할을 요구했을 수도 있다. 그 여자가 죽은 후 렉스는 훈련받은대로 행동했을 것이고 그렇게 이탕의 두번째 살인은 적발되지 않는다. 이후 렉스가 시설에 맏겨지고 그곳에서 갱생될 수 있고 없고에 따라 죽음의 기로에 서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잘 갱생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장면에서 렉스는 옛 주인과 새로운 주인을 오버랩하여 덤벼든다. 연출에선 렉스가 공격을 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결국 안락사를 진행하려는 모습에서 렉스가 새 주인에게 덤버들었다고 해석을 해야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왜 옛 주인을 공격하려는지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떡밥은 회수되지 않았으므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해석을 듣고 싶다. 

 

 

끝으로 노빈이 갖고 있다가 송촌에게 뺏긴 '죄와 벌'이라는 소설. 해당 소설은 살인에 대한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이탕의 모든 고민과 숙제가 그 책에 기록된 내용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으며 해당 드라마도 '살인'이라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철학적 사고로 풀어내려고 했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즉 해당 책은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반영하는데 크게 기여한 '메타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볍게 시작한 드라마 한 편이 생각보다 탐구욕을 일으킬만한 주제들을 담고 있어서 즐거웠다. 인간이 갖는 욕망과 불안 그리고 살인. 부정으로 점철된 단어들이지만 이를 정의라는 이름으로 풀어내려한 의도가 즐겁고 재밌었다. 연출, 각본, 배우의 삼박자가 매우 잘 맞는 훌륭한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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