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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Book

Flowers

by 헉 2011.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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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는 일본 영화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문화, 언어는 달라도 살아온 방식. 뭐랄까 정서랄까? 그런게 마치 우리와 비슷해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본 영화만이 가지는 매력은 이처럼 비슷한 문화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일종의 동질감 같은거라 생각한다. (참고로 필자는 친일주의자가 아니다. 오해 없길 바란다.) 매력을 얘기하려다보면 본의 아니게 괄호 있는 있는 부분처럼 민감해질 요소가 다분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매력은 이쯤해서 넘어가고 본격적인 영화 얘길 해보자.


우선 영화는 3세대를 거친 '엄마들의 얘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 첫번째 흑백영화로 처리된 부분에서 시작된 1세대 엄마 그리고 마지막 해변에서 딸을 번쩍 들어 올리는 엄마의 모습까지 3세대의 엄마의 모습만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 영화속엔 다분히 많은 엄마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데 이러한 모습이 마치 있을법한 이야기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영화의 스토리는 진실성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러한 진실성과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모습이 일본 영화 답다고 표현하고 싶다. 예를들어 '무라카미 하루키'가 각본을 썼다는 '토니 타키타니'의 경우에도 허무주의를 통찰력이 있는 방법으로 묘사하려 드는 것처럼, '플라워'에서도 어머니들이 가질 수 있는 여러가지 삶들에 대해 보다 애잔하고 나아가선 힘내라고 응원까지 하며 묘사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 아닐까.


영화 전체의 분위기는 살짝 어두운 엔틱 조명 아래에서 읽는 소설의 느낌처럼 잔잔하면서도 기품있고 또 그속엔 엄마의 따스함도 느낄 수가 있다. 색감이며 영화 내내 흐르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은 아기가 엄마의 배속에서 태교를 할 때 들으면 좋은 음악 정도로 꾸며져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하지만 그 잔잔함속에는 무시무시한 현실적 잔인함이 내포되어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마치 강물의 표면은 유유히 흘러가는 듯 조용하지만 그 속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잔인함은 때론 죽음으로, 때론 이별이라는 아픈 에피소드로 우리에게 말하려 든다. 그것은 엄마만이 이해 할 수 있는 요소로 접근해 오지만 감독은 상냥하게도 엄마가 아닌 다른 이들도 이해시키려 애쓰고 있다. 우린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엄마들이 가지는 아픔에 대해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3세대를 한 영화에 표현한 다른 영화가 있을까? 마치 옵니버스 방식으로 다른 얘길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런닝타임이 지나고보면 "아~ 이들은 그 엄마의 딸이고 또 그 딸이 낳은 사람이 저사람이구나"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이러한 영화적 기법이 다소 잔잔한 스토리에 지루해 질 수 있는 부분을 보다 즐겁게 감상 할 수 있도록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즐거운거야." 라고 말하는 '히로스에 료코'의 대사처럼 우리는 어쩌면 가장 소중한 걸 망각한체 살아가는게 아닌가 하고 자문해본다. 어쩜 제목이 '플라워'. 꽃인 이유는 소중 존재이지만 잘 느끼지 못하는, 가장 까운 곳에 있지만 실상 그렇지 않은 물질적의 의미의 '꽃'일 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꽃만이 가질 수 있는 향기와 지고 또 피는 아름답지만 강한 그 모습. 마치 엄마의 모습처럼 말이다. 그걸 표현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면 여기 출연하는 배우들이 꽃처럼 이뻐서 일지도 ㅎㅎ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한 시간을 보내며 어떤 영화도 감흥이 없었던 최근의 나에게 단비처럼 소중하게 접근해온 영화라고 자부한다.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인연은 소중한 것이라고...

                                                                                                                                   -이 글을 J에게 받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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