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함을 간직한체 살아간다는 것.
이야기는 숲속 어릴적 있었던 에피소드를 회상하며 시작된다. 주인공은 호타루는 가끔 요괴가 출현한다는 꽤나 깊은 숲속에서 길을 잃고 훌쩍거린다. 그러던차에 요괴 '긴이' 나타나여 호타루와의 인연을 맺게되고 그 둘은 매년 여름마다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지낸다...
요괴 '긴(또는 긴이)'은 사람의 형체를 하고는 있지만 숲의 신에게 영생을 약속받으며 요괴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유령으로서의 삶을 산다. 그는 아기일 때 부모에게 버려졌지만 그 숲속의 신이 그를 거두었고 어느날 그는 사람 '호타루'를 만나게 된다.
긴은 인간과 닿으면 사라지고 마는 마법에 걸렸고, 그 둘은 서로에게 마음은 있지만 절대 닿아선 안되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는 우리 인간은 욕심나는 무엇이든 가지려하고, 소유하려 하는 습성을 꼬집는 대목이 아닌가 하는 의도치 않은 확대해석을 해보았다.
호타루의 이러한 기이한 데이트를 통해 사랑이라는 정서를 더욱 더 고조시키고 있다는 느낌이다. 보고싶어서 만나고, 만나게 되면 닿고 싶어하는 일반적인 사랑법이 있다면 이 애니메이션은 그것을 철저히 막아놓고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고 본다. 만질 수 없는. 즉, 쉽게 다가설 수 없는 (마음을 주어서도, 마음을 받아서도 안돼는) 사랑을 이야기 하고 있으면서 그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제법 얄미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긴은 얼마든지 자신의 잘생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가면을 쓰는데 극속에선 "요괴로 보이기 위해 가면을 쓰는거야"라고 말하지만, 이는 "난 요괴고, 넌 사람이야. 그러니 우리는 이루어져선 안돼"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가면이라는 위선적 아이템을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들춰내려고 하진 않지만 끝내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마는 안타까움이 서려있는 매개체가 되고 마는 것이다. (결국엔 그 가면을 호타루에게 줌으로서 "내 사랑을 받아줘"라고 마음을 전달하고 있지 않나.)
"눈의 위치가 조금씩 가까워져 간다"라고 호타루가 말할 무렵. 이미 그와 그녀의 마음엔 몇년전의 꼬마와 요괴 사이가 아닌 '사랑이 시작 되는 시기'가 되어가는 것이다.
여담으로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는 배경음악은 대부분 단조로운 음율로 진행되는데 독특하게도 하나의 악기로만 연주되는 식이라 가벼우면서도 인상깊은 느낌을 전해준다.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굵직한 매세지를 전하고 있어 참 좋았던 애니메이션이다.
(이렇게 잘생긴 요괴라면? 내가 여자라도 반하겠다.)
'Movie&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셜포비아 (0) | 2015.07.10 |
---|---|
무뢰한 (0) | 2015.07.06 |
트롤 사냥꾼 (The Troll Hunter, Trolljegeren) (0) | 2012.02.06 |
헤드 헌터스 (Head Hunters,Hodejegerne) (0) | 2012.01.29 |
더 맨 프롬 어스(The Man From Earth) (0) | 2012.01.28 |